사랑이었을 수도

사랑이었을 수도 한 기정 작사 퇴근 후 끼니도 걸은 채 이야기를 나누며.

걷고 또 걷고, 걷고 또 걷고. 어두워질 때까지 달이 뜰 때까지.

그는 서울의 경계를 넘고 나는 되돌아 한참 늦은 저녁 시간에야

집으로 돌아오곤 했지. 마지못해 헤어지곤 했지. 무슨 할 말이 그리도

많았을까? 무엇에 그토록 공명했을까? 무엇에 그토록 공감했을까?

걸어도 걸어도. 손 한번 잡지 않아도 울림은 새벽 어스름

멀리서부터 퍼져오는 교회종소리 마냥 깊어지는데. 우리는 우정이라고

우겼지. 우정이라고.